다시 뜨거워지는 부동산 시장
한동안 잠잠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고점 대비 40~50% 가격이 하락하며, 부동산 불패론은 끝났다고 떠들썩했었는데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전고점을 거의 회복하는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의 모습은 마치 코로나 팬데믹 시절을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자고 일어나면 집값은 1억씩 뛰고 이에 따라 집을 사기 위해 저축을 했던 서민들의 상실감은 엄청났습니다. 이번시간에는 혹시 그때와 같은 부동산 사이클이 이루어질 것을 대비하여 분석을 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원인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말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크게 유동성 증가와 기대심리 상승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유동성 증가
여기서 유동성의 증가는 금리와 연관이 깊습니다. 같은 1억을 대출받아도 금리가 3% 일 때와 5% 일 때는 차이가 많이 발생합니다. 팬데믹 시절에는 유례없는 저금리 시대를 맞이하여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갔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가구의 전체 자산(자본+부채)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70%입니다. 이는 자산을 운용할 때 부동산이 가장 우선순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구매력 상승
풍부한 유동성에 더하여 가구의 구매력도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한국의 평균 처분가능소득(세금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2017년 4,671만 원에서 2018년에는 4,729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이렇듯 넘치는 유동성과 가구의 구매력 증가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키웠습니다.
3. 기대심리 상승
기대심리 상승은 우리가 자라온 환경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예전부터 주식으로 패가망신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서울 어디에 집을 사서 망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이제는 주택 구매수요가 되었고 이들의 잠재의식에는 주식은 위험한 투자 자산, 부동산은 안전한 투자 자산이라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언론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위기의식을 자극합니다. 지금 집을 사면 당장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심리와 또한 지금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다는 공포감이 극에 달했습니다.
부동산 시장 현황
현재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다시 과열되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유동성과 금리, 기대심리 등은 어떠한지 알아보겠습니다.
1. 유동성 현황
한국의 기준금리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0.5%에서 현재 3.5%로 최근 들어 가장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12 연속 동결이라는 전례 없는(?) 고금리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꾸준히 낮아지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게 되어 시중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요즘 은행에 가보면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들은 2.9% 정도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때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약 8%에 달했던 시기에 비하면 사람들이 이미 3.5% 기준금리에 완벽하게 적응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2. 구매력 현황
비록 양극화가 심하긴 하지만 가구의 구매력 증가도 더욱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는 팬데믹 이후 물가상승률에 맞춰 임금인상률도 높았으며, 네이버와 카카오를 중심으로 한 IT업계의 성장으로 고임금 근로자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이들의 구매력은 한국의 평균을 높이고 있습니다.
3. 기대심리 현황
요즘 언론을 보면 마치 코로나 시절과 판박이처럼 흘러가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아파트 거래량 증가와 매매 및 전세 가격 증가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번 상승장에 탑승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지금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매수에 뛰어들고 있고 전세 포지션으로 지내던 사람들도 예전처럼 전세난이 생길 것을 우려해 무리해서 매수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부의 대출 우대 정책도 기대심리 상승에 한몫을 했습니다.
향후 전망
지금의 상황을 보면 3~4년 전과 비슷한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그렇다면 또 한 번 폭락이 이어질까요? 아니면 지금부터 꾸준한 상승이 이어질까요? 여러 가지 요소들을 가지고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부동산 대책에 따른 전망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대책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부의 둔촌주공 구하기 대책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만약 그때 정부가 나서서 부동산 규제를 풀어주지 않았다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부실함이 커졌을 것이고 한국의 부동산 시장도 긴 침체의 길을 걸었을 것입니다. 다만 지금 정부는 절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번 정부 기간 동안은 지금처럼 줄타기를 하다가 조금이라도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 규제를 풀어주는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2. 금리에 따른 전망
한국이나 중국처럼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관여를 많이 하는 나라를 제외하면 사실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금리라고 생각됩니다. 팬데믹 이후 미국의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보며, 각 국의 중앙은행도 부리나케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시행했던 투자자 혹은 수요자들은 대출 이자가 불과 6개월 정도만에 약 2배 이상 오르는 것을 버티지 못하고 자신의 아파트를 급매로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급격한 금리 상승기가 지났고 전문가들은 미국이 올해 금리를 1~2번 인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한국도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부동산 가격의 하방을 받쳐줄 것으로 보입니다.
3. 사회적 상황에 따른 전망
출산율이 떨어지는 여러 가지 요인 중 주거의 안정성은 상당히 큰 비율을 차지할 것입니다. 아이를 낳으려면 어느 정도 소득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소득이 높은 직장은 대부분 서울 및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지만 직주근접을 시행하기에 부동산 가격은 너무 높습니다. 주거 및 복지의 안정성이 향상되지 않는 이상 혼인률과 출산율은 앞으로도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곧 주거형태의 변화로 이어질 텐데 1인가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30평형 이상의 주택은 지금보다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굳이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경제적이며 출퇴근이 용이한 주택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4. 기타 전망
우리나라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심합니다. 책으로만 보던 지방소멸 문제는 이제 현실이 되었고 심지어 제2의 도시인 부산도 인구감소 및 노인비율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곧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부산은 해운대구, 대구는 수성구와 같은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다른 곳의 집값은 지금보다 높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있는 이상 수도권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고 이는 집값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것입니다.
부동산 과연 안전하기만 할까?
1. 부동산의 현금조달능력
부동산은 현금조달능력이 떨어집니다. 주택 매매는 주식처럼 금방 이루어지지 않으며 우리나라 가구의 금융상황 특성상 실물자산의 비율이 높은 것이 나중에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대출 한도는 전부 사용하였는데 갑자기 큰돈이 필요하다면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2. 부실대출에 따른 파산위험
부동산은 항상 파산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우리는 은행에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이자를 냅니다. 이자율이란 미래의 소비를 현재로 끌어 쓰는 것으로 사람들은 미래의 나의 소득이 소비보다 크다는 전제하에 이자를 내지만 예상치 못한 일로 소득이 소비보다 작아진다면 대출상환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또한 부동산은 특성상 대출액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안정성이 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3. 부동산 사이클
부동산은 상승과 하락의 순환주기가 다른 자산보다 깁니다. 주식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 시절 빠졌던 지수가 불과 3개월 만에 모두 회복되었지만 부동산은 약 3년이 걸렸습니다. 이처럼 부동산은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결론 : 부동산 시장 참여는 신중하게
부동산 시장은 이미 뜨거워졌습니다. 이번 정부는 더 이상 집값이 떨어지는 걸 원치 않으며, 금리도 더 이상 상승할 여력이 없어 보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파키스탄 및 이스라엘의 전쟁도 이미 이슈가 사그라들었으며, 코로나 팬데믹 같은 이벤트가 다시 발생하여도 이미 면역이 되어 부동산 시장의 하락을 가져오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정말 더 늦기 전에 참여를 하시는 것이 좋으며 그렇지 않은 분들은 차분하게 다음기회를 노려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모두 신중한 분석을 통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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